평범한 영화 ‘식객’

diary/Movie_Story 2007. 11. 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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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전윤수
● 주연: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 김상호, 정은표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상영시간: 113분
● 넷티즌 평점: 7.43 ★★★☆

지난 주 미디어팀의 긴(?) 회의를 마치고 오랜만에 같이 영화를 보러 갔다. 지금 유행하는 ‘원스’니 ‘카핑 베토벤’이니 좋은 영화들이 많았지만 이미 본 사람들이 있어 다같이 볼만한 영화로 선택된 것이 ‘식객’이었다. 이 영화가 요즘 사람들이 볼 때는 평범하고 뻔한 얘기 일지 모르지만 허영만의 만화를 보고 자란 우리로서는 평범한 그 얘기가 맘에 쉽게 와 닿았다. 이렇다할 기교도 없고 그렇다고 촬영이 탁월한 것도 아니고 그저 그런 영화이지만 우리가 만화방에서 느끼던 그 느낌이 너무 친숙해서 좋았다.

영화는 구한말 왕의 음식을 담당하던 대령숙수의 칼을 놓고 그 제자의 자손이 음식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뻔한 권선징악의 내용이라 별것이 없다. 하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영화의 한 에피소드로 지나가는 내용이었다. 맛있는 구이를 하기 위한 좋은 숯을 구하기 위해 찾아낸 숯장이의 애틋한 사연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 숯장이는 사람을 죽인 사형수다. 그의 숯을 얻어 내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애쓰지만 그는 그저 조용히 죽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때 그의 마음을 돌린 것을 돈도 화려한 음식도 아닌 그저 삶은 고구마 몇개와 물김치였다.

음식의 맛는 그 재료와 음식 만드는 이의 기술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음식은 단지 그 재료와 기술에 그 맛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먹는 이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그 음식을 먹는 때의 분위기, 그 음식에 대한 추억,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드는 이와의 관계 그리고 그 무엇보다 배고픔은 그 어떤 음식도 이 세상 최고의 음식으로 만들어 준다.

애니메이션 영화 ‘라따뚜이’에서 괴팍하고 완고한 음식평론가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리는 ‘라따뚜이’. 그는 그의 어린시절 어머니의 기억을 떠올리며 단지 음식 이상의 맛을 느끼게 되고 그 음식이 쥐가 요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찾게 된다.

최고의 요리사는 최고의 재료로 최고의 기술로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그 음식을 먹는 사람을 생각하고 그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서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다.

결국 대령숙수의 칼은 당연히 착하고 순수한 주인공의 손에 돌아간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치는 않다. 아직 세상은 영화처럼 순수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정받지는 못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의 겉모양이 아닌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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